2008년 06월 02일
왜 아이팟인가?

아이폰(iPhone)으로 한참 인기몰이에 나서던 애플(The Apple)이 지난 5일, 새로운 아이팟(iPod)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팟, 독특한 사각형 모양에다 비싸기만한 MP3 플레이어에 불과한가? 과연 디자인 하나로만 인정받는 기기일까? 사람들이 왜 이리 아이팟에 열광하는 것일까? 또한 불황에 허덕이는 우리 음악시장에서 아이팟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또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아이팟, 6년 역사의 개요(2007년 9월 시점)
아이팟은 지난 2001년 9월에 아이팟 1세대 즉 첫 버전이 빛을 봤다. 사실 처음 이 기기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다른 스펙보다도 5GB에 달하는 용량을 가장 눈여겨봤다. 물론, 그 동안은 개념이 별로 없었던 휠(Wheel) 타입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서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애플이 이 제품을 발표하면서 내걸은 "주머니 속에 1천곡" 이라는 모토에 더 자극을 받았다. 애플사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아이팟을 소개하는 키노트(프리젠테이션)때, 늘 그래왔듯 화려한 미사여구로 관중들을 현혹시키면서 굉장히 매력 있는 제품이라고 유혹을 하긴 했지만 사실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 커다란 도시락 통 같은 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매킨토시로 대표되는 유려한 디자인의 애플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과 새로운 기기에 호기심이 많았던 얼리 어댑터 성향의 소비자 외 일반 대중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것이 맞다. 평론가들의 평가 또한 대체로 좋지 않았던 터라 아이팟의 사장 분위기가 쉽게 예상되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혹평을 받았던 그 아이팟이 팔리기 시작했다. 초기 모델의 단점들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디스플레이와 휠이라는 기본 구조를 중심으로 많은 외형 변화가 일어났으며 그 어떤 MP3 플레이어보다 직관적이라는 장점도 최대한 부각되자 아이팟과 애플의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사용자의 컴퓨터와 아이팟을 동기화 시켜주고 수많은 뮤직 라이브러리를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아이튠스(iTunes)'의 존재 또한 아이팟의 상승곡선을 완만하게 유지 하는데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드디스크 기반 외에 더 많은 사용자들을 위한 플래쉬 메모리 기기의 필요성을 읽은 스티브 잡스는 비교적 작은 용량과 낮은 가격에 승부수를 건 '아이팟 셔플'을 2005년 1월 런칭 했다. 셔플은 당시의 통념으로는 쉽게 허용이 되지 않았던 'LCD 누락'을 감행해서 화제가 되었다. 이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쉬 메모리를 탑재한 '아이팟 나노'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되어 '들고 뛸 수 있는' 아이팟의 탄생에 많은 사람들은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이팟의 라인업(히타치 전자의 마이크로 드라이브가 탑재된 아이팟 미니도 있었지만 지금은 단종)은 2005년 9월에 아이팟 나노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팟의 진화가 끝났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지난 6월, 애플은 기존의 휠 메카니즘의 틀을 과감히 깬 '멀티터치' 메카니즘의 아이팟 기능과 전화, 인터넷 기기를 하나로 합친 '아이폰(iPhone)'을 내놓아 다시 한 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불과 6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혁신적인 발전을 거듭한 아이팟은 바로 지난 5일, 새로운 체제의 아이팟 로스터로 소개되어 또 다시 화제가 되었다. 애플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새로운 색상으로 스킨 체인지 된 셔플 3세대, 동영상이 재생되는 유니크한 외형의 나노 3세대, 그리고 아이폰의 혈통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이팟 터치(iPod Touch)를 내놓았다.
숫자로 본다면 아이팟의 인기를 더욱 실감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에서 스티브 잡스가 제품들을 소개하기 바로 전, 그 동안의 아이팟의 발자취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의 말을 통해서 본 '아이팟 수치상의 선전'은 이렇다. 일단 아이팟은 애플과 여러 음반사들과의 협약으로 2003년부터 개설된 아이튠스 스토어(iTMS)를 통해 6억 곡이 넘는 카피를 판매했는데 무려 30억곡이나 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또한 아이튠스 서비스가 제공되는 21개국의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서 각 나라당 6백만 곡의 판매량을 보여주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 내 소매점 순위에서도 월마트(Walmart)와 베스트 바이(Best Buy)에 이어, 아마존(Amazon)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58개의 방송국을 통해 제공받은 550가지의 프로그램을 판매 했는데, 9천 5백만 건의 프로그램을 판매했다고 한다. 그가 "미국 내 음반판매 시장의 32%를 디지털 스토어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을 감안한다면 애플, 아이팟, 아이튠스의 선전은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아이팟 기기 자체는 2007년 9월 현재 1억 1천여만대가 팔렸다.

아이팟 인기비결은 무엇인가?
1)시스템의 직관성과 놀라운 디자인
아이팟은 그 어떤 포터블 디바이스보다도 사용하기가 용이하다. 휠은 단지 미려한 외관을 더욱 인상 깊게 하는 데에만 그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트리 스트럭쳐 디렉터리 구조를 가장 편하게 탐색하도록 하는 데에는 이 휠만큼 편리한 것이 없다. 사실 타사의 기기들을 보면 이곳저곳 붙어 있는 버튼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디자인 자체에도 일관성이 없어 보여 그 가치가 떨어져 보이는 것이 일쑤였다. 아이팟에는 휠과 홀드(Hold)외에는 일체의 버튼이 없다. 이런 저런 기능을 써보기 위해서 특별한 버튼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최근 등장한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에는 멀티터치 스크린이 탑재되면서 전원 버튼 딱 하나만을 배치하는 파격적인 디자인 워크를 보여줬다. 아이팟 뿐만 아니라 아이튠스 역시 CD를 소유하고 있는 매니아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그리고 앨범과 노래에 대한 정보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는 MP3 파일을 리핑 하도록 도움으로 편의성에 가산점을 부여 받았다.
일단 스토리지의 단위가 GB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사용자들은 보다 빠르게, 원하는 노래를 찾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최근 소개된, 앨범재킷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원하는 앨범을 찾아 수록곡을 들어보게 하는 커버 플로우(Cover Flow)방식은 노래를 찾는 것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든 제작 의도이다. ID3 태그가 꼼꼼하게 작성되어 있는 노래의 경우는 아티스트 이름, 작곡가 이름, 노래 제목 등의 여러 경로로 접근 할 수 있기도 하다.
2)혁신적인 기능
아이팟 터치에는 MP3 플레이어로서는 최초로 무선인터넷 모듈인 와이파이(Wi-Fi)를 탑재했다. 애플의 웹 브라우져인 사파리를 통해 인터넷을 검색 할 수 있는 것은 두 번째 장점에 불과하다. 와이파이는 아이팟 터치의 와이파이 뮤직 스토어(Wi-Fi Music Store)와 결합하여 전세계 스타벅스(Starbucks) 매장에서 인터넷 서핑은 물론, 음원을 구매하여 들어 볼 수 있도록 사용되었다. 최근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면 와이파이 추가로 인터넷이 되는 아이팟 터치를 'PDA'로 소개 했는데, 이는 제멋대로 말을 만들어 내는 그들만의 오만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아이팟 터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고유의 기능을 지닌 MP3 플레이어다. 사용자가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놀라운 기능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포터블 뮤직 드바이스라는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다.
3)구매의 합리성
만약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가 없었다면 아이팟은 지금처럼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전술 했듯 엄청난 용량에 음악을 담게 되면 노래를 일일이 찾는 것에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된다. 그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누군가가 태그를 일일이 잘 정리 해 둔 음원을 저장해 두는 것이 제일 좋을텐데, 아이튠스 스토어는 단 0.5달러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완벽하게 보완하고 있다. 다들 MP3를 이용하니까 이해하는 것이겠지만 ID3태그를 세밀하게 정리하는 것은, 몇 곡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몇 장의 앨범을 정리하는 경우에는 많은 인내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는 온라인상에서 불법이 횡행하는 이 시대에 적법한 방법으로 음악을 구매하여 듣는, '소비자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자부심을 부여하고 있다. 크게 부담되지 않는 돈으로 구입한 디지털 음원을 자신의 컴퓨터와 몇 대의 아이팟에서 들을 수 있도록 제한선을 다소 넓게 둔 것도, 정당한 방법으로 음원을 구매한 사용자를 최대한 고려한 대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일, 아이팟을 소개하면서 스티브 잡스는 구매한 하나의 노래 중 어느 부분이든 원하는 대로 클리핑하여 벨소리로 만들 수 있는 링톤(Ringtones) 서비스를 곧 선보일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원하는 음원을 다양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여지마저 남겨둔 셈이다.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 2002년부터 국내에서도 불법 음원 다운로드 근절에 대한 여러 계층간의 대화가 있어 왔고 지금도 그런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당시 음원 다운로드를 원천적으로 막아 버리고자 했던 사람들 또는 다운로드를 허용하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합리적이지 못한 대안으로 사실상 다운로드의 반대 입장에 서 있던 사람들, 점점 음악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많은 팬들이 음반구매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음반사들을 비롯한 관계 업체들에서 고심하여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의 문을 많이 열어 놓았다는 것은 인정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소리바다 같은 P2P 플랫폼은 이미 합법적인 방법을 택하여 시스템을 개선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 문제는 웹폴더 서비스이다. 지금도 이름을 일일이 열거 할 수 없는 수많은 웹폴더 서비스를 통해, 바로 지난달 등장한 신인가수의 앨범이 통째로 공급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계 업체들은 얼마나 조사해보고 고민해 봤는지 묻고 싶다. 최근에는 그나마 자체적인 검색어 필터링을 통해 음반업체에서 요구한 특정 가수들의 음원이 공급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되돌아서면 필터링을 무력화 시키는 패치 파일이 업데이트 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웹폴더 업체들은 팬들이 압축파일로 만들어진 한 가수의 앨범을 돈을 주고(코인) 내려 받는 다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틀어막기만 하는 것은 결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팟의 경우를 검토 한다면 온라인 음악 시장을 엄연한 하나의 마켓으로 규정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합리적이라 생각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무엇인지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업체들 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던 통신사들, 이들이 요즘 벨소리와 컬러링 등을 통해서 얻고 있는 어마어마한 수익은 그냥 저절로 생겨난 것이 절대 아니다. 통신사들은 일찍부터 디지털 음원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사실 그런 생각은 음반사들이 먼저 하고 이것을 여타 미디어들에 상품으로 포장하여 판매를 의뢰하는 방향으로 했었어야 옳았을 텐데 말이다.
이런 여러 가지 면에 있어서 아이팟과 아이튠스는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아이팟은 아이튠스 스토어를 끼고 스스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음악시장에 디지털 온라인 마켓의 틀을 더욱 다져주는 역할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매장을 여는 스타벅스와 제휴하여 더욱 많은 대중들이 아이팟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견고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은 통신사에서 정해놓은 부분만 사용 할 수 있었던 벨소리마저 합법적 구매자에 한해 한 트랙에서 원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개성있는 벨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지난 5월,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매년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 에, 지난 해 43위였던 디즈니(Disney)사가 아이튠스에 영화를 0.5달러에 파는 새로운 마케팅 전법을 펼친 후로 8위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우리에게도 방법은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이런 주요점들을 가지고 고심해 본다면 전체적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고 적자에 허덕이는 음악시장의 불황 국면을 타개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 | Blackhalo / 엠플러그 2007년 9월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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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6/02 21:28 | Blackhalomusic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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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터치는 아이폰에서 전화기능을 뺀것밖에는;;
결국 pda로 규정되는게 바람직할텐데 음악전문디바이스라니요
아무리써봐도 터치가 음악전문디바이스라고 보기엔 전문성도 떨어지고
부가기능이란게 본 기능보다도 성능이 좋은 이상 mp3란 표현은 애매하네요
다른 진정한 음악전용디바이스가 울고가겠습니다
제가 조선일보를 너무 싫어해서요 그렇게 썼습니다. 하하핫! ;) 그리고 처음 터치 신제품 소개 할 때 키노트를 보면 PDA라는 얘기는 단한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뉴튼을 발표한 적이 있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물론 지금은 서드파티 쪽에서 훌륭한 어플리케이션이 나오고 있어서 PDA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고요.
작년에 제가 봤던 키노트에서는 일단 커버 플로우, 와이파이 아이튠스 스토어 같은 mp3 중심 기능을 우선적으로 소개하면서 진보적인 mp3로서 어필하려고 했다는 애플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말씀하셨던 '전문성'이라는 명제에 충족되려면 대체로 '음질'을 일단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저는 사실 음악을 들을때 음질을 그다지 따지지 않는 편 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얘기이지만, 음악잡지 기자 생활을 하면서 모노 레코딩된 복각 음원을 들어야 할 때도 있었고 아주 지저분한 데모 레코딩을 들어야 할 때도 있는터라 음악 자체가 괜찮다면 음질은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1월의 가면님의 홈피를 보니 터치를 mp4 플레이어라고 부르시더군요. 맞는 얘기죠. 그렇게 부를 수 있고 그것은 주관적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부가 기능이 더 좋아서 다른 분들도 터치를 mp3 플레이어라고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은, 아이팟 터치의 mp3 기능을 너무나 재미있게 사용해 온 제 입장에서는 다소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 같네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다시한번 생각하게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