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이긴 아티스트들

지난 4월 20일, 거리를 걷다가 시각장애인 안내견인 리트리버와 몸이 불편한 한 남성이 같이 거니는 것을 보고 그 날이 장애인의 날 임을 퍼뜩 깨달았다. 네티즌들의 장애인의 날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알고 싶어서 인터넷에 접속을 했다. 아주 작은 연예 가쉽을 공개하는 때에도 직접 찍은 사진 붙이고 정성들여 공을 들여 업데이트 하는 이른바 '4대 포탈'을 열어봤지만 각각의 메인 페이지 그 어떤곳 에서도 장애인의 날에 대한 기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모두가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그들이 도대체 무슨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몸이 조금 약하거나 움직임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차별대우 받는 우리 이웃에 대한 관심, 측은지심이 아닌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대우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이글을 쓰게 되었었다.(4월 20일 웹진 엠플러그에 업데이트 되었음) 지금 소개하는 아티스트들은 분명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장애인들이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도 월등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들로서 모든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본이기 때문이다.



토니 아이오미(Tony Iommi)

토니 아이오미는 이탈리아계 영국인으로, 헤비메탈의 살아있는 전설인 존재인 블랙 새버스(Black Sabbath)의 기타리스트이다. 둠 메탈(Doom Metal)과 스토너 락(Stoner Rock)의 뿌리로서 사악한 자양분을 전 세계 곳곳에 뿌린 장본인으로서 상당한 포스를 지니고 있는 그였지만 오른손에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17살 때 판금 공장에서 일하던 어느날 일을 그만두려고 하던 날 작업을 하던 도중, 날카로운 철판에 오른손 중지 말단과 약지 마디를 잃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그만두려고 했으나 펍에서 같이 연주하던 선배로부터, 화상으로 다친 불편한 손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와이드 스트레칭 까지 소화해 냈던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의 연주를 추천받았으며 왼손으로 기타를 연주해 볼 것을 또한 권유받았다. 그 이후 그는 불굴의 의지로 연주에 임했고 나중에는 특수제작된 플래스틱 커버를 손상된 손가락에 착용하고 왼손으로 더욱 완벽한 연주를 해내고야 만다.


Mob Rules




제프 힐리(Jeff Healey)

지난 3월 22일, 안타깝게도 마흔 둘의 나이에 암투병 중에 사망한 블루스 기타계의 또 다른 영웅 제프 힐리도 아주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시력장애였다. 1966년 캐나다 토론토 생인 그는, 태어 날 때부터 친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였다. 다행히도 소방관이었던 양부에게 입양되었지만 불과 생후 8개월째 접어들던 어느날 '막망종양(소아암으로서 정확한 병명은 '망막아세포종')판정을 받게 되었고 수술로 눈을 제거해야만 하는 비극적인 현실에 직면한다. 3살 때부터 기타를 손에 쥔 그는 시력이 없기 때문에 특이하게도 무릎에 기타를 올려놓고 연주하는 파격적인 연주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 덕분에 그는 여타 기타리스트들의 연주보다 월등한 연주력을 습득하게 되었으며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으로부터 찬사를 들을 정도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빌보드 상위권에 자신의 곡을 올려놓기도 했으며 80년대 후반에는 그래미상 후보까지 오르는 영예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38세 되던 해, 확실한 발병원인을 알 수 없는 육종이 그의 다리에서 발견되었고 이것이 폐로 전이되었다. 결국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전세계 음악애호가들에게 큰 슬픔을 주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줬던 그 모든 감동은 언제나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항상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Angel Eyes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스티비 원더는 더 말할 나위 없는 불굴의 예술가이다. 1950년, 미국 미시간에서 태어난 그는 예정일 보다 너무 빨리 태어난 조산아였다. 필요에 의해 인큐베이터에서 몇 달을 살아야 되는 신세가 되어버린 그였다. 그저 얼마 있지 않아 건강한 모습으로 부모의 품에 돌아가야 했던 그였지만 인큐베이터안으로 산소가 과다유입되어 어이없게도 백내장에 걸려버렸다. 일종의 의료사고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시력을 잃게 되었다. 그런 패널티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는 쾌활한 성품을 유지 했으며 그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피아노, 신디사이저, 토크 박스, 하모니카, 퍼커션, 베이스 기타, 클라리넷 등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음악적 수련을 거듭하여 미국,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음악인으로 우뚝서게 되었다. 그 자신이 만들어낸 소울과 팝 넘버들 뿐 아니라 폴 맥트니(Paul McCartney), 유리스믹스(Eurythmics) 등의 당대의 거물들과도 함께 작업하는 존재로서도 부각되었으며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인권전문가로서도 활동함으로 음악계 뿐 아니라 사회다방면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Superstition






전제덕

주무기인 하모니카 연주외에 세련된 외모로도 눈길을 끌고 있는 전제덕은 1974년 서울생이다. 그가 태어난지 보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갑작스런 태열을 앓았고 단지 며칠간 몸을 편하게 두지 않을 것으로만 보였던 병증은 그만 그의 시력을 앗아가 버리고 만다. 7살 때 장애인 학교인 혜광학교에 입학했고 교내 브라스 밴드와 사물놀이 패에 가입하여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가꾸어 나갔다. 사실은 이렇듯 사물놀이에 심취하여 김덕수 명인의 풍물패와도 교류를 하며 풍물명인으로서 기틀을 다잡는 듯 했지만 지난 96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투츠 틸레망(Toots Thielemans)의 하모니카 연주를 듣고 나서 갑작스레 관심을 하모니카에 쏟아 붓게 된다. 투츠의 모든 음악을 섭렵한 그는 독학으로 재즈 하모니카를 마스터하기에 이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 재즈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은 물론 조규찬, 이적, BMK, 등의 대중 가수들과도 많은 교류를 하고 있는 그는 몸이 편치 않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웅산 - 아무말 말아요(Feat. 전제덕)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helli)

팝페라 테너인 안드레아 보첼리는 1958년생 이탈리아 투스카니 태생이다. 태어날 때 녹내장을 앓게 되면서 한쪽 시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12살 때 축구경기를 하다가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하고 나서 그 후유증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되었다. 물론 음악은 여섯 살때부터 시작했고 노래를 부르는 것 보다는 피아노와 플롯, 색소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사고를 당하고 나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으며 바로 그 해에 몸이 불편하면서도 'Osolemio'를 부르면서 제법 규모가 큰 지역 컨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정작 그의 관심사와는 달리 그는 모교인 피사대학교(University of Pisa) 법학대학 졸업하고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으며 법률가로서 활동을 했었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음악인에 대한 열정을 다시 살려 본격적인 테너 수업을 받는다. 그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는 이탈리아 뮤지션인 주케로(Zucchero)가 오디션에서 픽업한 안드레아의 목소리가 담긴 데모 테입을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에게 보내면서 이 노래를 그가 불러달라고 부탁하자 데모에 기록되어 있던 안드레아의 음성을 듣고 루치아노 자신보다 안드레아의 음성이 더 뛰어나다며 고사한 일화에서 알 수 있기도 하다. 그는 사라 브라이트먼(Sarah Brightman), 셀린 디온(Celline Dion)과 듀엣으로 취입하여 엄청난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세계적으로 6천만장의 앨범을 팔아치운 부자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고 테크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지만 삶의 큰 걸림돌이었던 시각장애를 이겨내고 많은 이들에게 순수한 감동을 주었다는 점은 그런 사사로운 오류를 덮고도 남는다.


Time to Say Goodbye(with Sarah Briaghtman)






랜디 로즈(Randy Rhoads)

1956년 미국 캘리포니아 태생인 랜디 로즈는 전세계 수 없이 많은 락 기타리스트들에게 영향을 준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유아기 시절부터 그의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기 시작했고 엄마인 돌로레스 로즈(Dolores Rhoads) 여사는 아들 랜디가 소아마비라는 청천벽력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 랜디는 7살때부터 그의 외조부의 깁슨 어쿠스틱 기타를 힘겹게 메고 연주를 시작한다.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뮤소니아 음악학원(Musonia Music of School)에서 포크 기타와 클래식 음악에 천착하기 시작하다가 십대시절부터 돌연 마운틴(Mountain), 레드제플린(Led Zeppelin), 앨리스 쿠퍼(Alice Cooper) 같은 락음악에 심취하게 된다. 기타 스타일이 바뀐 그는 콰이어트 라이어트(Quiet Riot)에서 활동을 하다가 블랙 새버스(Black Sabbath)를 뛰쳐나온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에게 픽업되어 그와 함께 지금 우리가 전율을 느끼며 듣고 있는 'Crazy Train', 'Mr Crowely', 'Over the Mountain' 등의 명곡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하지만 1982년 3월 19일, 투어 중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져 많은 음악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그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한 것으로서 훗날 헤비메탈에서 멜로디와 클래시컬한 무드가 부각되는 음악을 연주하는 많은 이들에게 수 없이 많은 영감을 주었다. 다리가 불편해서 서있는 상태에서도 발판을 딛고 연주를 해야 했던 그의 연주실황장면을 보노라면 천재적인 재능을 너무 일찍 접은듯 하여 아직도 안타까워진다.


Mr Crowley




글 | Black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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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ckhalo | 2008/06/18 21:08 | Blackhalomusic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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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기 at 2008/06/18 23:40
블로그 멋진걸~ 앞으로 자주 보아~ 7월달에 날 잡아서 얼굴 한 번 봅시다~~ 제프 힐리 앨범 나도 꼭 들어보고 싶다!
Commented by blackhalo at 2008/06/23 19:30
깔깔깔 지기지기지기 헝아 ㅋ 제프 힐리 넘 안타깝지요. 7월에 월드무직 와인바에서 대포 한잔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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